추억의 스컬걸즈
콤보 영상
예전에 열정을 쏟아 만들었던 대전 영상과 콤보 영상들이 랜섬웨어로 전부 날아갔을 때의 허탈함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나는 원래 철권으로 격투 게임에 입문했다. 배틀인으로 활동하며 대회도 여러 번 나갔고, 어릴 때는 진지하게 이쪽 길을
고민했을 만큼 3D 격투 게임에 뼈가 굵은 유저였다.
그러다 뒤늦게 2D 격투 게임에 입문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 역시 완벽한 방향성으로 활동했던 건 아니지만 당시 기존 2D 유저들의 텃세는 꽤나 아쉬운 기억으로 남는다.
다른 장르 출신인 나와 거북님에게 패배하는 것이 자존심 상하는지, 결과를 인정하기보다 말도 안되는 변명이나 별거 아닌 말에 속에 담아 두는 것 같았다. 쓸데 없는 기싸움을 하는 것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됐다. 속으론 정말 “내가 이길 수도 있는 거지, 이기면 안 될 이유라도 있나?” 싶어 어이가 없었다.
나름대로 정말 진지하게 파고들었다. 특히 콤보 같은 경우, 단순한 감각을 넘어 리버싱까지 동원해 시스템을 뜯어봤다. 100% 절명이나 1프레임 콤보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지 메커니즘을 분석해서 콤보를 깎는 재미가 있었다.
그럼에도 결국 이 2D 격투 게임을 접게 된 데에는 명확한 이유들이 있다.
1. 게임을 이끌어가야 할 핵심 개발진의 논란.
2. 과도한 검열과 PC 정책으로 인해 게임 본연의 아이덴티티가 훼손된 점.
3. 압도적인 실력의 벽. EVO 우승권에 있는 Duckator, SonicFox, Dekillsage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대전해 보니, 30판을 하면 1~2판을 겨우 이길 정도로 실력 격차가 컸다.
4. 방어가 매우 단단한 일본 탑티어 3인방과의 대전. 2D 게임 특유의 근본적인 이해도 차이를 뼈저리게 느끼며 그야말로 처참하게 패배했다.
어느덧 나이도 먹었고, 예전처럼 핏대를 세우며 경쟁하는 격투 게임을 앞으로 얼마나 더 할까 싶다.
이제는 TAS, 콤보 영상 제작, 그리고 Beat ‘em up 장르로 눈을 돌렸다. 시스템을 뜯어보고 혼자서 가지고 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깊이 있고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