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만 바뀌었지 인간은 그대로다
뭔가 요즘 한글 패치도 제대로 검수되지 않은 채로 나오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는데, 이미 이런 사례를 겪었던 다른 곳의 양상을 보면 언젠가는 문제가 될 것 같다
AI가 가져오는 발전에는 분명 이점도 있지만, 동시에 신뢰와 전문성을 갉아먹는 측면도 있다. 이제 활동하면서 얻을 수 있는 고급 정보는 점차 사라질 것 같으며
기존 커뮤니티를 책임지던 코어 유저층이 하나둘 떠나게 되는데 이게 어딜 가든 비슷하게 흘러 가는 것 같아 참 무섭다.
이전부터 강좌를 쓰던 분들은 구시대 유물처럼 취급될 것이고, “아 그냥 AI 쓰면 되지, 뭐하러 이런 글을 보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도 많아질 것이다.
이런 식으로 사람이 작성한 데이터는 점점 소실되고, AI가 생성한 내용을 AI가 다시 학습하면서 할루시네이션은 더욱 심화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따라서 일적인 관점에서 봤을때 프로젝트에서 요구되는 경력이나, 가이드라인이 예전보다 훨씬 엄격해지고 있으며, 프리랜서 단가는 줄어지는 대신에 면졉에서 합격률은 더 빡세지고 있다.
물론 AI를 잘 쓰고, 결과물도 잘 나오면 아무 문제가 없다. 문제는 그냥 이것저것 만져보다가 안 되면 대충 던지고 나오는 의지박약형 케이스가 많다는 점이다.
이 현상을 보고 있자니 예전 한식구 무정부 시절?에 툴 부탁만 하고, 몇 번 찍먹하다가 포기해버리던 사람들이 생각난다. 도구만 바뀌었을 뿐 저런 부류의 행동 양식은 그대로 반복된다.
여러 매체를 보면, 예전엔 그렇게 빌빌거리던 사람들이 생성형 LLM이 등장한 뒤로는 마치 AI에 자아를 의탁한 듯 말투가 갑자기 근엄해지고 전문가 행세를 하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다. 정말 웃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바이브 코딩을 비판하면 “개발자들이 비개발자에게 자기 파이를 빼앗길까 봐 그러는 것” 이라는 식의 황당한 말이 나온다. 그런데 회사 입장에서 보면 답은 너무 뻔하다. 같은 AI 도구를 쓸 수 있다면, 경력과 도메인 지식이 탄탄한 사람에게 일을 맡기겠는가, 아니면 아무 경험도 없는 사람에게 맡기겠는가? 이 정도도 구분하지 못하면서 기술 변화와 시장 구조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아이디어와 기획력만 있으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시대라고들 하지만, 그 생각을 너만 하고 있다고 믿는 순간 이미 착각은 시작된 것이다. 자아가 비대해진 나머지, 평범한 발상을 대단한 통찰로 오인하고 있을 뿐이다.
네가 생각한 것들은 이미 누군가가 수년 전에 떠올렸을 가능성이 높고, 같은 시대에도 같은 생각을 하면서 자본력과 실행력까지 훨씬 뛰어난 사람들도 많다. 그 정도 현실 인식조차 없다면, 결국 메타인지도 없고 생각의 깊이도 찾아보기 어려운 사람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결국 이 문제의 밑바닥에는 남자의 인정 욕구에 있다고 본다. 누구나 관심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런데 그 욕구를 이제 AI를 통해 크게 고생하지 않고 채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예전 같았으면 직접 부딪히고 실패하고 시간을 들여야 겨우 만들 수 있던 것들이 이제는 AI를 통해 그럴듯하게 뽑아낼 수 있다. 원래라면 몇 번 찍먹하다가 포기했을 인간들이 AI가 만들어준 결과물을 들고 와서 마치 자기 능력인 것처럼 인정받으려 든다.
어릴 때는 똥만 싸도 칭찬해주는데 중장년층이 되는 순간 칭찬받기란 너무 어렵다. 잘하는 건 당연한 거고 못하면 욕먹기 마련이다. 그러니 현실에서 인정받지 못하던 인간들에게 AI는 개쩌는 도파민 도구가 된 셈이다.
따라서 저런 심리를 이용하는 서비스가 많은 돈을 버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비록 불법적인 경계에 있더라도 부족한 욕구를 채워주는 서비스는 언제나 강력하다.
결국 문제는 AI 자체라기보다, AI를 통해 자기 부족함을 가리고 잘못된 방식으로 자존감을 채우려는 인간들이다.